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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이 있는 풍경]청암정(靑巖亭)과 석천정사(石泉精舍)
    컬처라인 | 2019-04-08 프린트 퍼가기
  •  

     

    마을이 있는 풍경

     

     

    내 마음대로 정한 봉화 1번지 – 2

        

    청암정(靑巖亭)과 석천정사(石泉精舍)

     

     

    글 김상출

     

     

     

     

      내 마음대로 정한 봉화 1번지의 두 번째 꼭지인 청암정과 석천정사에 대한 소개를 하려고 한다. 필자가 가장 자주 드나들던 곳이니 편한 마음으로 소개하려 한다. 둘 다 건물인데 건물이 어디 건물 하나만 뚝 떼어놓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아름다운 건물일수록 주위와 잘 어울리는 것은 정한 이치. 이제 봉화가 간직한 가장 아름다운 건물 두 채로 떠나볼까 한다.

     

     

     

      청암정(靑巖亭)

      청암정은 경상북도 봉화군 봉화읍 충재길 44에 위치하고 있으며, 충재선생이 기묘사화에 연루되어 유곡에 자리 잡아 15년간 은거하여 도학연구에 몰두하던 중에 장자 권동보와 함께 1526년(중종 21)에 조성한 정자이다.

     

      거북이 모양의 커다란 너럭바위 위에 세운 정자로서, 연못을 파고 냇물을 끌어 올려서 조촐한 장대석 돌다리를 놓았는데, 바위가 평평하지 않아 정자를 떠받치고 있는 기둥들의 길이가 제각각 다르다. 전체적으로 조망하면 물 위에 거북이가 떠 있고, 그 위에 정자가 놓인 형상이 된다.

     

      지금은 정자 한쪽에 마련된 방에 마루가 깔려 있는데, 그 마루 부분이 처음에는 온돌방으로 꾸며졌었고 바위 둘레에도 연못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자를 짓고 난 후 온돌방에 불을 지폈는데, 정자 아래 바위가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괴이하게 여기던 차에 한 스님이 이곳을 지나다가 이 바위가 거북바위라고 가르쳐주었다.

     

      결국 정자의 방에 불을 지피는 것은 거북이 등에다 불을 놓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여 아궁이를 막은 다음 온돌방을 치우고 마루를 깔았다는 것이다. 또한 바위 주변의 흙을 파내고 물을 끌어와 담았다고 한다. 이렇게 정자 주위에 물을 끌어다 넣어줌으로써 청암정을 등에 지고 있는 거북이에게 살기 좋은 지세를 만들어 준 것이다. 

     

     

      거북바위에 지어진 청암정은 날아갈 듯 날렵한 모습으로 바위 위에 가볍게 올라앉아 있으며, 정자 내에는 ‘청암정’이라는 당호와 함께 미수 허목(眉叟 許穆: 1595∼1682) 선생이 전서체로 쓴 ‘청암수석(靑巖水石)’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건축양식이 매우 뛰어나고 문화재적 가치가 높아서 이 일대는 1963년 03월 28일에 사적 및 명승 제3호로 지정되었다가, 2009년 12월 9일 명승 제60호로 변경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정식 명칭은 ‘내성유곡권충재관계유적(乃城酉谷權冲齋關係遺蹟)’이다.

     

      필자가 이 정자를 처음 찾게 된 것은 사진촬영 때문이었다. 사진을 취미로 시작하여 경치가 좋다는 곳은 전국 어디든지 찾아다닐 무렵이었는데, 지인에게 가까운 곳에 멋진 정자를 두고 어디를 찾아다니느냐는 핀잔을 듣고서야 이곳을 처음 들르게 되었다.

     

      그때가 봄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정자 주위에 꽃이 만발하고 연둣빛 새잎들이 돋아나와 그야말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사진가는 기막히게 멋진 풍광을 마주하면 셔터를 누르기 전에 가슴이 마구 뛰고 소름이 돋는데, 그날 내가 딱 그랬다. 지금도 잊히지 않고 떠오르는 참으로 만나보기 힘든 멋진 경치였다.

     

      그러나 내가 생각할 때 뭐니 뭐니 해도 청암정이 최고 아름다움을 뽐내는 시기는 가을이라고 본다. 2009년 10월 21일 아침 7시 10분쯤에 이곳에 도착해서 보았던 청암정의 풍광은 가히 환상적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내가 전국을 쏘다니면서 수없이 카메라에 담았던 그 어떤 곳보다도 경치가 월등했기 때문이다. 하나의 건물과 그 주위의 풍경이 이렇게 잘 조화를 이루면서 빼어나게 아름다운 곳을 이제껏 본적이 없다.

     

      그렇지만 그윽한 운치를 따지는 사람이라면 말이 달라질 것이다. 청암정이 최고의 운치를 자랑하는 때는 겨울이다. 지금까지 눈 오는 날을 잡아 청암정에 달려간 것이 여러 차례였는데, 그때마다 그윽한 흥취를 마음껏 누렸던 기억이 새롭다. 만일 여러분이 눈 오는 날, 혹여 봉화를 거쳐 가는 길이라면 정자와 마주보고 있는 서재인 충재(冲齋)의 높직한 마루에 걸터앉아 정자에 내리는 눈을 그윽이 바라보기를 권하고 싶다.

     

      2018년 3월 8일 전국적으로 많은 눈이 내릴 때 나는 어김없이 거기에 있었다. 아직 붙어 있는 마른 단풍나무의 빨간 잎사귀 위로 쌓이는 눈과, 정자의 처마 밑으로 하염없이 떨어지는 눈, 그리고 정자로 가는 돌다리 위로 소복이 쌓이는 눈을 원 없이 보고 왔었다.

     

      객관적으로 청암정의 아름다움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있으니, 이곳에서 수많은 사극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되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석천정사(石泉精舍)  

      청암정이 충재선생의 주관으로 지어졌다면, 석천정사는 그의 맏아들인 청암 권동보(靑巖 權東輔 1518 ~ 1592)가 초계군수에 임명되었다가 향리에 돌아와 선친의 뜻을 계승하여 지은 정자라고 한다. 기와로 된 34칸짜리의 큰 건물로 학문과 수양을 목적으로 지었기 때문에 정자라고 하지 않고 정사(精舍)라 한 것 같다. 

     

      권동보는 양재역벽서 사건으로 아버지 권벌이 삭주로 귀양을 가서 1년 만에 사망하자 관직을 버리고 20년간 두문불출한 올곧은 선비였다. 선조 때 아버지의 무죄가 밝혀지자 복관되어 군수에 임명되었으나, 얼마 되지 않아 벼슬을 사양하고 전원으로 돌아와 석천계곡 위에 이 석천정사를 짓고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지금은 닭실마을로 가려면 봉화읍에서 울진 방향으로 난 신작로인 36번 국도에서 마을로 들어가지만, 예전에는 석천계곡을 지나는 길이 주된 진입로였다고 한다. 내성천의 지류를 따라가는 길로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봉화읍에서 영동선 철길 아래로 흐르는 내성천을 따라 물야면 방향으로 200m 정도 거슬러 올라가면, 물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여기서 오른쪽 개울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더 들어가면 석천계곡을 만날 수 있다.

     

      석천정사는 이 계곡의 암반 위에 석축을 쌓은 뒤 지어진 팔작지붕의 한옥이다. 정사 아래로는 석천계곡의 맑은 계류가 흐르고 뒤로는 소나무 숲으로 우거진 능선이 배경이 되어 인공의 정자와 자연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석천정사의 난간에 기대면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계곡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맞은편에 주욱 늘어선 오래된 소나무들의 완만한 허리의 휘임새를 보면 선계에 있는 듯 한 느낌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석천정사를 찾아가는 또 하나의 길은 청암정을 둘러보고 나서, 마을 앞을 빙 두르는 길을 따라 나가다가 중간쯤에 이르면, 오른쪽 계곡을 가로지르는 돌로 된 징검다리를 만난다. 물론 조금 더 가면 콘크리트로 된 튼튼한 다리가 있지만, 나는 이 징검다리로 건너가기를 꼭 권하고 싶다. 그 이유는 건너보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징검다리를 건너서 오른쪽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천천히, 반드시 천천히 가면 채 10분도 되지 않아 시원한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고 눈앞에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데 거기가 바로 석천정사인 것이다. 이 오솔길은 사시사철 산책하는 이들에게 소소하지만 정겨운 느낌을 줄 것이다. 

     

      청암정이 주위의 배경과 상관없이 건물 자체로 빛이 나는 정자라면, 석천정사는 석천계곡과 소나무 숲이라는 주위의 배경과 정말로 잘 어울리는 건축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진을 찍다보면 청암정은 정자에 초점을 맞추고, 석천정사는 주위의 배경과 정사를 어떻게 어울리게 찍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었다.

     

      만약에 봉화읍 쪽에서 석천정사로 오르는 옛길을 택했다면 숙제가 있다. 중간에 두어 군데 바위에 새겨진 글을 찾아 자세히 알아둘 것이 있다. 그 글들을 찾아서 어떤 의미가 있고 누가 썼는지를 알아보라는 것이다.

     

      이 정사 앞에 석천계곡이 흐르고 그 계곡을 나무로 된 다리로 건너면 엄청나게 크고 넓은 바위가 펼쳐져 있다. 그러니까 계곡물이 이 너럭바위 위로 흐르고 있는 셈인데, 거기 한쪽에 아무 곳이나 걸터앉아 잠시라도 가만히 있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아마도 이 세상이 아닌 다른 곳을 잠시 들렀다가 올 수 있을 것이다. -(사진 9)

     

      이상으로 봉화를 소개하는 두 편의 글을 마친다. 봉화에서 살아온 세월이 일천하여 누군가에게 내 고장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면구스러울 때가 있다. 좀 더 알아보고, 더 많이 둘러본 뒤를 기약하면서 아쉬움을 달랜다.

     

     

     

  • 컬처라인 문화메신저 글쓴이 : 컬처라인 문화메신저 경상북도 북부권 11개 시군의 문화예술 관련 정보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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