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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이 있는 풍경_문경시]문희경서
    컬처라인 | 2020-01-13 프린트 퍼가기
  •  

     

    마을이 있는 풍경

     

     

    문희경서

     

    글 정창식, 사진 김정미

      

     

     

    그는 강 같은 사람이다. 아니 바다인지 모른다. 고향이 산양면 금동마을이라고 했다. 

    “금강의 동쪽이라고 금동이라고 불렸는데, 행정명으로는 과곡입니다.” 

     

    그는 인천 채(蔡)씨다. 이름은 순홍(舜鴻)이며, 아호는 소사(韶史)다. 소사 채순홍,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예부분 초대작가이며 권위 있는 동아미술대전 서예부분 대상을 수상한 우리나라 대표 서예가이다.

    옛사람들은 금천(錦川)을 금강이라고 불렀다. 18세기 우리 지역의 유학자 근품재 채헌은 산북면 석문(石門) 강가에 정자를 짓고, 저 아래 산양면 농청대(弄淸臺)에서 배를 저어 올라왔다. 그리고 빼어난 아홉 곳의 경치를 구경하며 이를 석문구곡이라 이름 붙였다. 그 강이 금강이다. 지금은 강이 내(川)가 되어 금천이라 부른다.

    하지만, 그가 금강이라고 부르자 금천은 자연스럽게 강이 되었다. 그는 어린 시절 금강에서 미역을 감으며 놀았다고 했다. 금강은 주변의 산과 넓은 들 사이를 흐르면서 옥토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풍요를 선사했다. 그리고 빼어난 경관으로 인문학적 풍류를 즐기게 하였다. 그래서일까. 그가 강 같은 사람인 것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2018년 가을, ‘문경문화원’ 신청사 개관식 때였다. 개관식을 마치고 1층 로비에서 서예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사람들로 가득히 붐비는 1층 로비에 대형 화선지가 펼쳐졌다. 하얀 종이 위에 그가 검은 붓을 들고 서 있었다. 모두들 숨죽여 그의 움직임을 쫓아갔다. 망설임 없이 일필휘지한 글은 “문경문화창달(聞慶文化暢達)”이었다. 

      

    그날 이층 연회실에서 그의 미소를 볼 수 있었다. 그 미소와 몸짓에서 무언가 강(江) 같은 평화로움이 전해졌다. 문경문화원을 나서면서 입구 표지석에 새겨진 글씨가 그의 작품임을 듣고 다시 보게 되었다. 

     

     

     

     

     

    “산명곡응(山鳴谷應)” 

    어느 날 그가 쓴 글씨 한 점을 사진으로 접하게 되었다. 글씨는 단아하고 부드러웠다. 그러나 급류를 흐르는 강속(江速)처럼 힘차고 하늘을 나는 솔개의 날갯짓처럼 날랬다. 그 자유자재함 속에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강 같은 평화로움이었다. 

    그 강이 우리 지역의 금강이었음을 알게 된 것은 최근이었다. 어느 휴일오후, 그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서예문화학회의 학술대회가 문경유스호스텔과 문경문화원에서 개최되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대회 회식 자리에 초대받았는데, 그때 그와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지역을 위해 많은 일을 하지 못했어요. 기회가 되면 앞으로 더 많이 해야지요.” 

    하지만, 그가 문경문화원에서 주관하는 전국문경새재 휘호대회의 운영위원을 오랫동안 맡으면서 이 대회를 권위 있는 대회로 만들기 위해 크게 진력해왔음을 알고 있다. 또한 모교인 문창고등학교를 위해 저 유명한 ‘문창인’이라는 시를 한글 서예글씨에 담아, 후배들의 가슴을 늘 뛰게 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어쩌면, 지금의 이 학술대회도 그러한 애향의 마음에서 비롯된 많은 것 중에 하나 일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서예계에서는 문경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같은 학회의 회원인 어느 서예가가 얼굴을 바로하며 말했다. 그리고 소사 선생을 비롯한 청운 김영배 선생 등 적지 않은 서예가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그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자, 이제 서예 퍼포먼스를 시작하겠습니다.” 

    분위기가 어느 정도 무르익자 사회자가 다음 순서를 진행했다. 제일 먼저 소사 선생이 붓을 들어 화선지 위에 글씨를 써내려갔다. 그가 쓴 글은 “문희경서(聞喜慶瑞)” 였다. 

    문희경서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문경의 어원이 되는 글이다. 그랬다. 멀리 있으면서도, 그는 늘 고향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그래서 저 네 글자로 이방인인 회원들에게 우리 문경을 이야기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가 쓴 글씨 위로 그가 어린 시절 미역을 감고 놀았던 금강이 흐르고 있었다. 강은 끊어지듯 지류가 되기도 하고 실개천이기도 하였다. 그러다 어느 새 급류가 되어 더 큰 강으로 흘려간다. 또한 쉼 없이 흐른다.   

    어느 메쯤 그의 고향마을 금동도 있으리라. 설핏 그를 보았다. 그의 얼굴에 강 같은 미소가 떠올랐다. 저녁별이 강처럼 곱게 흐르고 있었다.

     

     

     

     

  • 정창식 글쓴이 : 정창식 ▪ 현 문경문화원 이사
    ▪ 안동대학교 문화산업전문대학원에서 스토리텔링을 전공하였다.
    [주간문경]에 문경문화와 관련된 글을 연재하고 있다.
    문경의 자연과 마을, 유적과 문화재 그리고 오래된 이야기들을 새롭게 봄으로써 문경문화의 가치를 높이고 싶어한다.

    ▪ 저서
    수필집 "아름다운 선물 101" (2010)
    에세이집 『아름다운 선물 101』 은 우리 인생에서 있어서 스치는 인연들과의 소중한 관계,
    베풂의 마음 등 일상에서 느낀 감정들을 엮은 책이다.

    수필집 "문경도처유상수" (2016)
    주간문경에 2010년부터 연재하고 있는 문경문화와 관련된 글 중 57편을 선별해 책으로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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