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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쑤세미의 골방에서 만화 읽기]왕자와 드레스메이커
    컬처라인 | 2020-08-24 프린트 퍼가기
  •  

     

    쑤세미의 골방에서 만화 읽기 

     

    왕자와 드레스메이커

     

     

     글 백소애  

      

    뮤지션 마돈나가 팬들과 나눈 질의응답 중 이런 내용이 있다.

    “길티 플레져(Guilty Pleasure: 어떤 일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면서도 그것을 좋아하고 즐기게 되는 심리)가 있나요?” 팬의 질문에 마돈나는 이렇게 답한다. 

    “그런 건 없어요. 어떤 것에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요.”

     

    후회와 반성, 자학과 무력감으로 점철된 내 근래의 연대기를 보노라면, 돈나 언니의 저 당당함과 높은 자존감이 부러울 뿐이다. 

    우리나라 사람처럼 남의 시선 즉 평판을 중요시 여기는 이들이 있을까? 그 점이 나쁘게 발현된 경우가 있는데 바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문화이다. 우리가 흔히 틀리는 말인 ‘틀린 그림 찾기’는 사실 ‘다른 그림 찾기’이다. 우리는 다르다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자신의 인생을 뒤흔드는 계기가 없는 이상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여기 ‘길티 플레져’에 시달리는 왕자가 있다. 궁전에서 열리는 연회를 즐기고 사냥을 다니는 여느 왕자와는 다르다. 패션센스가 남다른 왕자는 소녀 프랜시스가 만든 드레스에 반해 그녀를 자신의 궁으로 데려와 개인 재봉사로 채용한다. ‘오늘이 아니면 금방 빼앗길 것 같다’는 말로 프랜시스의 재능을 높이 사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한 재봉사 소녀를 구제한다. 왕자가 요구한 것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드레스를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왕자는 그렇게 만들어진 옷을 입고 가발을 쓴 채 프랜시스와 밤나들이를 나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왕자 세바스찬은 밤이면 레이디 크리스탈리아로 변신해 새로운 사람으로 살아간다. 심지어 그는 ‘왕자 크리스찬은 군대를 이끌 수 없을 것 같지만, 크리스탈리아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백한다. 마미손, 카피츄, 유산슬, 둘째이모 김다비 등 이른바 최근 방송연예가에서 유행하는 ‘*부캐’가 ‘본캐’의 한계를 뛰어넘는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처럼 크리스찬은 프랜시스의 드레스로 새로운 사람이 되어간다.

    파리에, 도시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 곧 들어서고 프랜시스는 사람들에게 선보일 자신만의 컬렉션을 꿈꾸며 행복해한다. 프랜시스가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때 세바스찬은 자신의 정체가 들통 날 것과 그녀가 더 이상 자신만의 재봉사가 되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갈등하고 둘은 갑작스레 이별을 맞는다. 왕자님과 재봉사의 관계에서 일상과 패션을 함께 하는 친구였던 둘은 현실의 높은 벽을 실감한다. 그러다 백화점 패션쇼에 오르게 된 프랜시스를 위해 세바스찬은 칩거를 끝내고 돌아오고 그녀만의 진정한 컬렉션이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비룡소의 그래픽 노블 <왕자와 드레스메이커>는 디자이너 소녀의 성장기이자 왕자와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이야기다. 드레스 만드는 것이 즐거운 소녀와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는 것이 행복한 왕자의 우정은 성별과 신분을 뛰어넘는다. 이 만화의 배경이 근대가 시작될 무렵의 파리임을 감안한다면 변혁의 시기, 세상도 사람도 변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 시대적 배경이 형성된다. 왕위를 물려받고 예쁜 공주와 결혼해 나라를 다스리기를 원하는 왕은 아들의 여장에 큰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아버지는 용감했다. 자신이 드레스를 좋아하는 왕자라고 밝히는 아들에게 ‘백화점이 열리는 시대에 왕과 왕자는 더 이상 어디에도 어울리는 자리가 없다’며 시대의 변화를 인정하고 열린 마음으로 응원한다. 

     

     

    “내가 처음 진실을 알았을 때,

    나는 세바스찬의 인생이 다 망가진 줄 알았다.

    그런데 프랜시스, 너를 본 순간 모든 게 괜찮다는 걸 깨달았지.

    왜냐하면 누군가는 여전히 그 아이를 사랑하고 있었거든.”

     

    나는 언제나 ‘남에게 폐 끼치지 않는 개인의 욕망’이 어째서 남들에게 비난을 받아야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항상 ‘길티 플레져’에 갇혀 살아왔던 거 같다. 대부분 죄책감을 가졌고 어젯밤 했던 말도 후회하며 지냈다.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 하고 싶은 것을 접어둔 적도 많았다. 그러다 문득,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그리고 때론 욕먹으며 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어쩐지 마음에 평화가 왔다. 

    우리의 삶은 타인에게 기대지 않고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고 변화할 때 진정한 의미를 갖는지도 모른다. 그 결과가 때론 나쁘더라도 틀린 것은 아니니까. 예측하지 못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지금, ‘본캐’가 못하는 것은 ‘부캐’가 되어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일에 한번 도전해 보면 어떨까. 

     

     

    왕자와 드레스메이커/ 젠 왕 지음/ 김지은 옮김/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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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캐[온라인 게임에서, 주로 사용하는 캐릭터], 부캐[본캐 이외에 더불어 사용하는 캐릭터]

     

     

     

  • 쑤세미 글쓴이 : 쑤세미 강원도 태백 출생. 아이큐는 낮지만 머리가 좋다고 굳게 믿고 있음. 변덕이 심하고 우유부단하나 따뜻한 품성을 지니고 있다. 조카들에게 헌신적이며 인간성 또한 좋다.....고 믿고 있다.

    학생 때 교무실에서 밀대자루로 바닥 밀면서 은밀히 훔쳐본 생활기록부에는 ‘예의 바르나 산만함’이라고 기록되어 있어서 한참을 갸우뚱 하다가 담임이 수학선생님이었기에 그냥 이해하기로 함. 다소 후진 취향을 지니고 있으나 남에게 들키지 않으려 노력하고 쓸데없는 걱정과 호기심이 많음. 같은 계획을 몇 년째 하고 있으며 역시나 올해도 다이어트와 앞머리 기르기에 도전할 생각이며 과메기에 없어서는 안 될 다시마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고 생각.

    웹툰도 괜찮지만 만화책은 역시 종이책으로 보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아날로그 건어물녀. 좋아하는 것은 무한도전, 오뎅으로 만든 떡볶이, 삼겹살에 매실소주, 비오는 날, 생활의 달인,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괴짜가족 류의 저질유머. 비 오는 날 무한도전 틀어놓고 배 깔고 누워 만화책 보면서 빈둥거리며 사는 것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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