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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진지방 생활문화]허기진 배 달래 주던 ‘나긋나긋한 맛’ 꽁치국수
    컬처라인 | 2020-12-28 프린트 퍼가기
  •  

    동해연안의 생활문화

     

     

    “허기진 배 달래 주던 ‘나긋나긋한 맛’ 꽁치국수”

    월옥 할머니 손끝에서 되살아난 아련한 맛

    울진 전통음식에 배인 삶의 지혜...“늘려 먹는 먹거리” 

     

    글. 남효선

     

     

    동해안 갯마을인 울진지방의 전통음식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은 ‘늘려 먹는 먹거리’가 많다는 점이다.

    더 엄밀하게 말하면 울진지방 전통음식에 녹아 있는 것은 ‘적은 식재료로 많은 식구들이 골고루 먹을 수 있도록 조리하는 지혜’이다. 

    ‘꽁치국수’도 바로 울진지방 음식문화의 특징인 늘려서 만든 조리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전통 먹거리이다.

    1960년대 울진, 특히 죽변항은 *꽁치바리들로 시끌벅적했다. 특히 6월 초 보리가 팰 무렵 죽변항은 꽁치 파시(波市)를 이뤘다. 이 무렵 잡히는 꽁치를 죽변 사람들은 보리꽁치라 불렀다. 보리가 팰 무렵 잡히는 보리꽁치는 겨울에 잡히는 꽁치에 비해 살이 올랐고 특히 기름기가 많아 맛이 일품이었다. 이 무렵 죽변항은 집집마다 굽는 보리꽁치가 퍼트리는 냄새가 흡사 바다 안개처럼 떠다녔다.

     

    *꽁치바리 : 자망을 싣고 나가 조업을 하는 어부들 중 꽁치를 주 어획대상으로 하는 어부.

     

     

    꽁치가 아무리 파시를 이룰 정도로 많이 잡혀도 집집마다 매일 식탁에 꽁치를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무렵 식탁에 오르는 것이 꽁치국수이다.

    지금도 죽변항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많은 이들은 꽁치국수의 담백하면서도 진한 추억의 그 맛을 기억한다.

    심월옥 할머니(78, 울진군 울진읍 양정리)의 꽁치국수에 대한 기억은 남다르다. 월옥 할머니는 꽁치국수 맛을 한 마디로 “나긋나긋한 맛”이라고 정의한다. 

    나긋나긋한 맛이란 어떤 맛일까? 아마도 한입 가득 포만감을 주는 다져놓은 꽁치의 살점과 부드러운 국수 면발의 촉감을 표현한 것은 아닐까? 월옥 할머니는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꽁치는 “버릴 게 하나도 없어”라고 말씀하시며 꽁치국수를 만들어 보이신다.

     

     

    싱싱한 꽁치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총총 썬 뒤 칼등으로 꽁치 머리부터 자근자근 두드리며 으깨어 다진다. 이때 꽁치 내장도 함께 다진다. 버리는 것은 맨 마지막 꽁치 꼬리 부위뿐이다. 

    식구 수를 가늠해 예닐곱 마리의 꽁치를 내장 채로 썰어 다진 후 여기에 마늘잎을 뭉텅뭉텅 썰어 다진 꽁치고기에 넣고 재차 골고루 섞어 다진다. 

    마늘잎을 섞어 다지는 까닭은 꽁치의 비릿한 냄새를 잡아주고 또 양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마늘잎은 보리꽁치가 쏟아지는 무렵에 함께 나는 제철 먹을거리이다. 이렇게 마늘잎을 섞어 다진 후, 밀가루를 약간씩 뿌려 다져진 꽁치 살점을 몽글몽글하게 반죽한다. 

    잘 다진 꽁치와 마늘잎으로 만들어낸 반죽을 *푸레이를 끓이듯 칼끝으로 조금씩 떼 내어 끓는 물에 넣는다. 끓는 물에 던져진 꽁치 살점은 흡사 동그랑땡이나 만두 교자처럼 동그랗게 끓는 물 위에 뜬 채로 노릿하게 익는다. 한소끔 끓인 다음 집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이렇게 집 간장으로 간을 맞춰 끓이면 국수를 삼기 위한 육수를 따로 장만하지 않아도 된다. 

    국수는 미리 삶아 건져 놓는다. 국수를 한 무더기씩 그릇에 담은 후, 여기에 다진 꽁치 완자를 끓여 우려낸 육수와 꽁치 완자를 국자로 퍼 담으면 꽁치국수가 완성된다.  

           

     

    월옥할머니는 “다진 꽁치, 싱싱한 마늘잎, 집 간장이 어우러진 육수 맛도 구수하고 깔끔한 맛이지만 입 안 가득 포만감과 함께 부드럽게 씹히는 꽁치살 맛은 흡사 소고기를 먹는 것처럼 달달하고 부드러운 맛이라며 옛날 열 명이 넘는 식구들이 빙 둘러앉아 꽁치국수를 먹으며 배를 채우던 기억이 아련하다.” 고 하신다.

     

    월옥할머니가 정의한 “나긋나긋한 맛”은 국수 면발에 배인 구수한 꽁치 육수 맛과 흡사 소고기덩이처럼 씹히는 꽁치 완자의 부드러운 맛에 식구들의 허기진 배를 골고루 채우려는 어머니의 사랑이 더해진 맛이 아닐까?

     

    *푸레이 : 옹심이를 일컫는 울진지방 방언

     

     

     

  • 남효선 글쓴이 : 남효선 경북 울진에서 태어났다. 동국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안동대학교 대학원에서 민속학을 공부하였다. 1989년 문학사상의 시 부문에서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하였다. 한국작가회의, 경북작가회의, 안동참꽃문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시집으로 『둘게삼』이 있다. 현재 시민사회신문의 전국본부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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