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도청이 들어오는 안동에서 구룡포장까지는 150여km, 차로는 거의 2시간이 걸린다. 이른 아침 맑은 공기를 마시며 도착한 항구의 첫 느낌은 비릿한 바닷내음이 훅 들어오고 시야는 푸른 바다의 색깔만큼이나 쾌청 상쾌했다.
건축 된지 겨우 육개월이 지났다는 구룡포전통시장은 흔히 알고 있는 수산물시장과는 깨끗한 정도가 달라 내용을 듣고서야 이해가 갔을 정도다. 삼삼오오 개인적인 활동으로 명맥을 이어오던 상인들을 설득해 상인회를 결성하고 체계적인 이벤트를 이룬 햇수가 겨우 삼년을 넘겼다니 앞으로 발전의 가능성을 충분히 짐작 할 수가 있다.
진희청과 대표 이옥희(62)는 타향인 구룡포에서 20여년 살고 있다. 과일만 팔다가 바닷가의 특성을 살려 바다에서 나오는 해초며 어패류 등 자연산만을 해녀들에게 받아 팔고 있으며 싱싱한 것이 특징이란다. 물론 가격은 산지의 특성상 오르고 내리고 할 때가 있어 그때그때 다르다고 한다.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신협에서 나온 젊은 한익씨랑 돈을 바꾸기도 하고 연신 손님을 대하며 이야길 나누고 물건을 팔며 웃음을 날리는 것이 능숙해 보였다. 헤어질 때는 이 한마디가 기억에 남았다.
‘모든 것이 자기하기 나름인데 어디서든 열심히 하면 잘산다.’
자리를 옮겨 앞에 자리한 어물전에 들렀다. ‘태흥식육점’이란 간판을 보았는데 해산물만 팔고 있어 청과상과 같이 구룡포장이 위치한 지리적 여건을 미뤄 짐작 할 수가 있었다. 대화도 힘들만큼 바삐 고기를 썰고 있으며 멘트를 날리신다.
‘바쁜데 뭐 할라꼬 카노? 보자...이거나 찍고 있으소’
하며 일손을 멈추고 솥에서 커다란 문어를 들어 보여주신다. 아마도 제례상에 올라갈 모양인데 현재의 시세는 팔만오천원이란다. 말로는 바쁘다고 하시지만 손을 위해 시간을 내주시니 고마울 다름이라 지면을 통해 반옥식여사님 감사합니다.
상인들의 말에 의하거나 장터 한 쪽에 ‘아시아마트’라고 중국식재료 전문점이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이곳에 일하러 온 조선족이나 중국출신의 선원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혹시 만날 수 있나 해서 부두를 향하다가 ‘춤추는 도너츠’라는 컨텐츠로 이름이 난 푸드트럭을 만났다. 도너츠 하나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밝게 사시는 것 같아 좋다. 지혜로운 사람이 물을 좋아 한다고 했는데 새 희망을 바다에서 찾아보기를 기원 드린다.
팁을 드립니다.
인근에는 ‘구룡포 역사거리’란 곳도 조성되어 있으니 방문하길 권한다. 그리고 이곳 주민들이 이야기하는바 해초 중에 모자반(마자반)과 진저리가 있는데, 얕은 바다에서 채취되는 모자반은 갈조류 중 하나로 톳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으며 식용 가능하다. 종류는 약28종, 식용은 참모자반 등이고 황갈색에 나물로 먹는다고 한다. 이를 제주에서는 ‘몸’이라 부르며 대표음식 중 하나이다. 진저리(괭생이모자반)는 뉴스엔 바다의 불청객이라 나오기도 하고 흔히 못 먹는 걸로 알려졌는데 삶으면 먹을 수 있다고 하고 팔기도 한단다. 이상 전하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