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대한 생각]
Antonín Dvo?ák (1841-1904)
String Quintet in E flat major, Op. 97, B. 180
III. Larghetto
Smetana Quartet
with Josef Suk (b. 1929)
Written in 1893.
Recorded in 1973.
◈ 음악을 이해하는 넓이와 깊이는 ‘음악적 사고’의 넓이와 깊이에 비례한다. 음악적 사고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는 음악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언어나 문자를 기억하기는 쉽지만 다양한 화음(和音)의 색채를 기억하고 구별하는 능력을 갖는 것은 정말 어렵다. 인간의 귀는 쉽게 속아 넘어가는 순진한 어린애와 같다. 느낌과 이론을 접목한 반복 학습과 훈련이 없으면 화음에 대한 세밀한 분별력을 갖기 어렵다.
◈ 화음(和音, Harmony)이 시간축(時間軸)에 따른 종적(縱的, Vertical) 변화를 즐기는 것이라면, 대위법(對位法, Counterpoint)은 선율과 선율이 서로 어우러지는 공간축(空間軸)에 따른 횡적(橫的, Horizontal) 변화를 즐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마치 씨줄과 날줄이 서로 어우러져 아름다운 카펫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음악은 시간과 공간의 변화를 엮어서 작곡가의 우주적 세계관을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 우리는 문학 작품을 읽고 그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 생각한다. 그런데 음악은 어떤가? 당신은 바흐나 모차르트, 혹은 베토벤의 음악을 듣고 그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 생각을 해본 사실이 있는가? 나의 내면 저 밑바닥에서 밀치고 올라오는 가슴 벅찬 감동의 실체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 음악은 논리적이며 수학적인 사고가 필요한 예술이며 비상한 기억력과 미적 분별력이 요구되는 고차원적인 예술이다.
◈ 음악을 듣고 즐기는 데는 공부가 필요 없다? 그냥 듣고 즐기면 된다?
천만의 말씀이다. 음악 만큼 많은 공부가 필요한 영역도 드물다. 내가 아는 모씨는 음악에 대한 책도 여러 권 쓰고 주변에서 그 영역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의 음악에 대한 이론적인 지식은 거의 백지 수준이었다. 지금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들었던 느낌만으로 음악을 대해왔다는 뜻이고 음악 자체를 제외한 주변적인 지식만으로 자신을 잔뜩 무장해왔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악보와 직접 씨름하는 실전적인 학습 없이는 음악의 깊은 맛을 알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