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언어로 이야기하자]
◈ ‘도.레.미.파.솔.라.시.도’ 개개의 음들은 의미 없는 물리적 진동에 불과하다. 희로애락의 감정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이 음들은 ‘움직임(고저.장단.강약.연합)’을 통하여 의미를 가지며 감정을 지닌 다양한 음악으로 만들어진다.
◈ 조성음악(Tonal Music)의 경우 이 음들은 질서 없이 아무렇게나 움직이지 않으며 지향성(指向性)을 가진다. 더 중요한 음이 있고 덜 중요한 음이 있으며, 자주 사용되는 음이 있고 자주 사용되지 않는 음이 있다(우선 순위). 이 음들은 각각 고유의 역할(기능)이 있으며 중심음(Tonic)을 향한 강력한 인력(引力)이 작용한다.
* Functional Harmony(기능화성론) - Hugo Riemann(1849~1919), Tonal Music(조성음악)
*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1874~1951)는 이런 지향성과 우선 순위, 그리고 중심음으로 향하는 인력을 없앴다.
- 12-tone Technique(12음기법), Serialism(음렬주의), Atonal Music(무조음악)
◈ 영어를 모르는 사람이 영어로 대화하는 내용을 알아들을 수 없듯이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음악의 언어]를 습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 음악의 언어는 악보(아직도 표현력이 많이 부족하다)로 표현되며 음악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악보를 해독하는 게 필요하다. 악보를 빼고 음악에 대해 이야기해온 지금까지의 관행을 깨야 한다. 악보에 작곡가의 생각이 담겨 있는데 악보를 빼고 접근하는 것은 정말 넌센스다.
◈ 음악의 3대 영역은 작곡, 연주, 감상이다. 감상이란 음악의 최종적인 목적지이다. 즉, 음악은 감상을 위해 존재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음악의 최종적 소비자인 감상자를 위한 서비스를 철저히 외면해왔다.
◈ 음악의 이해를 위해서는 인문학적인 접근과 음악이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은 음악이론적인 접근이다. 인문학적인 지식을 아무리 많이 알고 있어도 정작 음악 자체를 이해하는 데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넓게 보면 음악은 인간의 또 다른 언어로서 인문학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 시대와 작곡가, 장르에 따라 독특한 [음악의 언어]가 있다. 민속음악이나 대중음악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음악강좌나 해설에서 [음악의 언어]를 외면해왔다. 대부분 속 빈 강정이다. 내가 ‘잘난 체’하는 게 아니라 실상이 그렇다는 것이다.
* 몇 마디 지껄이고 나서 각자 알아서 이해하라는 식이다. 연말에 자주 연주하는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을 몇 마디 설명을 듣고 어떻게 이해할 수 있나?
* 활자로 인쇄된 현행 음악교과서를 웹북(Web Book) 형태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멀티미디어(Multi-Media)를 활용한 입체적 접근이 필요하다.
◈ 음악의 3대 영역 중 감상이 그 목적지임에도 감상을 위한 [전문 음악해설가]의 존재는 우리 나라에 없다. 철저하게 소비자(감상자)를 외면해왔다.
* 우리 나라 대학의 음악교육 : 대부분 연주 중심. 감상 전문가 육성을 외면(소비자 외면)
* 연주회=논문? : 상아탑에 안주한 음악인들의 직무유기는 도를 넘었다. 교육자와 연주가의 미분화(未分化).
◈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음악의 언어]에 대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비록 체계적이지는 않지만 대부분 이 언어를 체득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 이를 일깨워주고 새로운 [음악의 언어]를 소개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전문 음악해설가]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