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호 플라멩코 기타 독주회에 다녀왔다.
1970년대 말, 우리 나라에 플라멩코 기타에 대해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을 때(지금도 별반 달라진 것은 없다), 필립스에서 발매되었던 파코 데 루시아(Paco de Lucia 1947~2014)의 LP 음반을 얼마나 마르고 닳도록 들었던지...
지금은 정보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지만 돌이켜 보면 그 때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지금보다 더 뜨거웠고, 음악에 목말라서 마셔도 마셔도 갈증이 가시지 않았고,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프던 시절이었다.
이 앨범이 바로 마르고 닳도록 들었던 파코 데 루시아의 음반인데 이번 연주회에서 마지막으로 연주한 곡이 바로 이 앨범의 처음에 수록되었던 [Alegrias]라는 곡이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마치 첫사랑을 다시 만난 듯했다.
마침 이 음반에 수록되었던 곡이 Youtube에 올라와 있다.
스페인 왕립극장 연주회 실황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s_HdixJksH0
아래는 기타리스트 이준호의 간단한 소개다.
* 스페인 카탈루냐 고등음악원 클래식기타전공
* 카탈루냐 고등음악원 플라멩코기타전공
* 한국기타협회, 대전일보, 일본 나고야, 스페인 사라우츠기타콩쿨 입상 및 우승
* 서울기타콰르텟에서 9년간 활동, 리니지, 아이온 게임음악참여, 어쿠스틱블랑 활동
*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명작스캔들 등 출연
* 성신여자대학교 출강
이날 2번째로 연주되었던 [Aljami - Solea]라는 곡이 기타리스트 이준호의 연주로 Youtube에 올라 와 있어 링크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ysyBzR1sME8
부산 양정에 위치한 골방 프로젝트.
수용 인원이 50명 정도가 한계라 많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연주회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고 청중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불과 몇 미터 앞에서 연주되는 플라멩코 기타의 폭발력은 정말 대단했다.
예전부터 잘 알던 기타리스트라 실력을 의심하지 않았지만 둔탁한 기타의 음향과 거친 기타 소리는 막힌 가슴을 뻥~ 뚫어주고도 남음이 있었다.
클래식 기타가 가야금이라면 플라멩코 기타는 거문고라고 비유할 수 있겠다.
그동안 우리 나라에서 플라멩코 기타 연주회가 열리는 것은 무척 드물었고 더구나 부산에서는 거의 없었다.
이번 연주회에 못 오신 분은 오는 8월 12일 마드리드 왕립음악원 교수로 있는 하비에르 소모사(Javier Somoza)의 연주회에는 꼭 참석해보시라고 권한다. 기타리스트 이준호님이 스페인 유학시절 같이 공부했던 절친이라고 한다. 여기에 대해서는 별도로 안내를 드릴 예정이다.
첫 곡으로 연주되었던 Rodrigo Riera의 [Preludio Criollo 토속적인 전주곡]은 플라멩코 기타를 위한 곡은 아니지만 전통적인 플라멩코의 12박으로 된 곡이라 그다지 이질감이 없었다.
언젠가 내가 관리하는 블로그에 이 곡에 대한 글(이토록 아름다운 음악이라니 http://www.cultureline.kr/blog/torro/520)을 올린 적이 있는데 이번 연주회에는 플라멩코 스타일의 연주로 이 곡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주었다.
너무도 아름다운 곡이라 4분 정도의 연주시간이 아쉽게 여겨지는 곡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nJprvkVYy0
연주회를 마치고 뒷풀이에 참석하여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늦게 귀가하였다.
참으로 행복한 연주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