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청년들을 위한 기성세대의 변명
이 땅에서 살아가는 나의 사랑하는 아들들아 딸들아~
내가 너희들 무렵의 청년이었을 때 퇴근길 골목에서 저만치 앞서서 걸어가는 네 할아버지의 늘어진 어깨를 바라보며 왈칵 눈물을 쏟았단다.
그렇게 건장하고 당당하던 네 할아버지셨는데...
그리고는 이렇게 다짐했단다.
이제부터는 네 할아버지의 친구가 되어드려야겠다고...
하지만 나의 이런 마음과는 상관없이 네 할아버지는 이내 세상을 떠나셨지.
결혼을 하고 나서 한없이 내게 사랑을 쏟아주신 네 할머니의 주름진 모습을 바라보며 비로소 내 어머니가 아닌 여자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단다.
네 할어머니가 젊으셨을 때 그리도 눈부시게 아름다우셨는데 네 할머니의 늘어진 젖가슴을 바라보며 한없이 눈물을 흘렸단다.
그리고 곧 태어날 너희를 위해 솜이불을 만드시고는 이내 세상을 떠나셨지.
가여운 나의 사랑하는 아들들아 딸들아~
내 너희들을 볼 면목이 없구나.
네 할머니 할아버지는 못난 날 위해 모든 걸 희생하셨건만 내 너희들을 위해 별로 한 것이 없구나.
오늘도 취직 준비를 위해, 시급 6,030원을 벌기 위해 집을 나서는 너희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왈칵 눈물을 쏟았단다.
한창 연애하고 깔깔대며 사랑과 우정을 나누며 미래를 꿈꿀 너희들.
헬조선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가여운 청춘들아.
미안하고 또 미안하구나.
사랑하는 이 땅의 나의 아들들아 딸들아~
성경 말씀을 빌어 내 마음을 너희들에게 전하고 싶구나.
마가복음 4:3-9
4:3 들으라 씨를 뿌리는 자가 뿌리러 나가서
4:4 뿌릴새 더러는 길 가에 떨어지매 새들이 와서 먹어 버렸고
4:5 더러는 흙이 얕은 돌밭에 떨어지매 흙이 깊지 아니하므로 곧 싹이 나오나
4:6 해가 돋은 후에 타서 뿌리가 없으므로 말랐고
4:7 더러는 가시떨기에 떨어지매 가시가 자라 기운을 막으므로 결실하지 못하였고
4:8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지매 자라 무성하여 결실하였으니 삼십 배나 육십 배나 백 배가 되었느니라 하시고
4:9 또 이르시되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하시니라
날이 새면 시작될 투쟁에 앞서 결기를 다지며....
2016년 11월 12일 이른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