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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병두_구름에 달 가듯이]신성계곡 녹색길 2구간
    컬처라인 | 2023-09-05 프린트 퍼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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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에 달 가듯이

     

    신성계곡 녹색길 2구간

     

      글, 사진. 강병두

     

     

     

    봄기운이 만연한 가운데 길을 나서는 중이다. 산을 끼고 계곡을 거쳐 길안천을 따라 걷다가 근곡광산 인근에서 절벽을 마주하고는 몇 해 전 티벳 고산 등반 중에 읽은 산악소설이 생각난다. 1997년에 발표된 ‘유메마쿠라 바쿠’의 『신들의 봉우리』라는 산악 모험소설인데 훗날 자료를 찾아보니 구상부터 집필 완료까지 무려 20년, 집필 기간만 4년이 걸린 대작이라 한다. 소설에 빠져 관심을 가지고 만화책(6권)도 찾아봤고 프랑스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도 봤다. 이후 나온 일본 영화는 정보를 듣고는 아직 보질 못했다. 애니 영화는 실사 영화 못지않게 산악 등반에서 겪을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잘 표현하고 있었다. 등반 도중에 만나는 눈사태와 낙석, 변화무쌍한 날씨, 고산병의 고통 그리고 동료의 추락으로 겪는 트라우마 등이 세밀하고 자연스럽게 표현되었고, 눈 덮인 에베레스트의 장엄한 모습과 정상에 오르려는 인간의 집념을 내면에 나타내고 있었다. 

     

     

    내용은 프리랜서 사진작가가 에베레스트 원정대에 홍보담당으로 동참하는 걸로 시작하며, 우연히 방문한 네팔의 등산용품점에서 낡고 오래된 카메라 한 대를 발견하고 카메라에 새겨져 있는 제조사와 기종을 보고 흥분하게 된다. 그것은 ‘멜러리’가 사용한 것과 같은 기종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세계최초의 에베레스트 등반가는 1953년에 뉴질랜드의 ‘에드먼드 힐러리’다. 힐러리가 정상에 오른 사진은 없고 카메라를 다룰 줄 몰랐기 때문에 카메라에 찍힌 세르파(고산 안내자) ‘텐징 노르가이’와 함께 오른 것이 최초의 공식 기록이 된 것이다. 이전 도전은 1924년 영국 원정대 소속 등반가 ‘조지 멜러리’가 동료 ‘앤드루 어빈’과 함께 에베레스트 정상 (8,848미터)에서 조금 못 미친 고도 8,600미터의 세컨드 스텝 지점에서 사라진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두 명 모두 실종 상태이다. 소설 속에서는 만약 그들이 정상 정복 후 하산 때 사고가 난 것이라 보고 네팔의 한 등산용품점에서 본 카메라가 그들이 가지고 간 카메라라는 가정과 추측으로 시작한다. 만약 그렇다면 그 카메라 안에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등반의 역사는 다시 쓰여 져야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질문에서 퍼즐을 풀어 나가는 것이다. 아무튼 산악인이나 추리를 좋아하는 마니아라면 빠져들 요소를 다 갖추고 있는 소설이다. 독자들에게 추천하고픈 마음에 기록을 남긴다. 작지만 아담한 절벽을 보다가 고산등반 때의 추억이 기억나나보다. 

     

     

    전국에는 동식물의 이동과 보전을 위하여 녹지대와 녹지대를 연결하는 다양한 녹색길이 있는데, 청송 녹색길은 길안천이 청송을 지나는 구간에 걸쳐 자리해 있다. 신성계곡 녹색길에는 4개의 지질 명소인 방호정 감입곡류천, 신성리 공룡발자국화석, 만안자암 단애, 백석탄 포트홀이 있다. 지질탐방로는 총 3개 구간으로 나뉘었고, 9개 소규모 주제에 맞게 길 이름을 각각 붙어주었다. 12㎞ 거리로 천천히 쉬면서 걸어도 4시간 정도면 끝낼 수 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면 되는 길이다.

     

     

    ❍1구간 : 방호정 효(孝)길 = 신성교 – 갯버들하천길 – 방호정 – 솔밭쉼터 - 헌실쉼터 4.2km

    ❍2구간 : 자암적벽길 = 헌실쉼터 - 만안자암 단애 - 반딧불농장 2.9km

    ❍3구간 : 백석탄길 = 반딧불농장 – 하천과수원길 – 백석탄길 - 목은제휴게소 4.7km

     

     

    점심을 먹고 한적한 농로를 따라 나른함을 풀듯이 산보삼아 걷는다. 쉬엄쉬엄 가도 1시간 정도면 끝나는 길이니 시간을 때울만한 거리를 찾는 게 일이다. 왼편에는 과수원이고 오른편에는 길안천을 끼고 낮은 절벽이 계속 따라오는 상황이다. 개울을 건너기까지 10여분을 걸어가니 길안천을 건너가라는 방향 표시등과 돌다리가 보인다. 좌우를 둘러봐도 인적은 없고 물아래에 노니는 작은 버들치나 피리 종류의 고기들만 바지런히 왕래를 한다. 

     

     

    심심풀이로 수양버들의 숫자를 세며 걷다보니 ‘자암(紫巖)’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내용은 ‘조물주가 엄두를 못내는 풍경이고, 신성계곡을 대표한다는 곳’이라 한다. 붉은 벽이란 뜻의 ‘적벽(赤壁)’, 혹은 붉게 생긴 병풍이라 하여 ‘붉은 병풍바위’ 등 애칭이 여러 개라고 적혀 있다. 바위벽이 마치 아기자기하게 키를 재듯이 리듬을 타고 늘어서 있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농로도 아닌 하천 길 앞에는 별장처럼 보이는 집이 한 채가 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집을 둘러싸고 수를 헬 수 없을 만큼이나 많은 화분에 약간은 힘에 부친 듯이 보이는 할머니가 물을 주고 계신다. 그 모습이 순간 이해가 쉽지 않아 질문을 드린다. 

     

     

    “안녕하세요? 할머니, 여기 풍광이 너무 아름다운데요, 집이 좋은 곳에 있네요.”

    “여기 경치가 좋아... 우리 영감이 꼭 여기 살자고 해서 왔어.”

    “근데 앞에는 절벽이 있고, 온 천지에 야생화랑 나무가 있는데 뭔 화분이 이래 많아요?”

    “저기 있고 보이는 거랑 내가 물주고 가꾸는 거랑 같나? 하다보이 그래 됐지.”

    “하하~ 그래요.”

     

     

    언뜻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지나고 보니 할머니의 말이 조금은 이해되고 알 뜻도 하다. 지척에 널린 풀보다는 내 손으로 애써 키운 것이 더 낫다는 뜻이 아닐까? 만안삼거리를 지나니 바로 종착지인 반딧불농장이 보였다. 여행은 자기를 발견하는 일이라고 했는데 기회가 닿으면 자주 나를 찾으러 다녀야겠다. 

     

     

    ♣ 신성계곡 녹색길 안내센터 (054-873-5116)

     

     

  • 강병두 글쓴이 : 강병두 세 차례의 개인전을 비롯하여 '사진의 의미와 재현', '수화위진'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작품을 발표하였다. 현재 안동신문 문화학교 사진교실 강사로 활동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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